오늘은 인테리어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몇일 전 방문한 교회에 목사님과 나누었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교회 예배실에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벽체에 도배도 새로하고, 창문도 좋은 섀시로 바꾸셨습니다.
그런데, 리모델링을 하고 하울링이 많이 생긴다고 하시네요.
그동안 있던 칙칙하게 보이던 커텐을 다 떼고, 벽지를 바르셨다고 합니다.
어디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요?
이러한 고민의 시작이 어떤 스피커를 설치할까 보다 더 미래지향적인 질문이 아닐까 싶네요.
이러한 음향을 '물리음향' 혹은 '공간음향', '건축음향'이라고도 합니다.
Google에 'architectural acoustics WILDBEAST PAVILION'이라고 검색을 하시면
자료가 좀 나올 겁니다.
물론, 좀 지나친 자료들이긴 하지만 좀 쎈놈을 봐야, 사소한 것들이 보이지 않을까요?
결국은 그 사소함을 볼줄 아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벽체와 천정의 타원형 장치들이 음악의 성격이나 그날의 기상에 따라 변화, 조절을 한다고 하네요.
제가 만든게 아니라 더 자세한 내용은 구글링으로...
요즘, 연초가 되어서 예배시스템 견적요청과 함께 리모델링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하시네요.
몇가지 정리 해 봅니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아주 상식적인 내용들이긴 하지만, 간혹 인테리어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요^^
그리고, 가급적이면 음향에 도움이 되는 인테리어를 하시면 더 좋죠^^
1. 벽체가 새워져서 공간이 만들어지면 소리에너지는 새로운 운동을 합니다.
반사 되기도 하고, 산란 혹은 흡수 되기도 하죠.
반사나 흡수가 된다는 말은, 소리의 의지가 아니라 소리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죠.
반사가 심하면... 물론 RT60으로 잔향을 측정할 수 있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예배실 안에서 서로 대화를 하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면 음향적으로 좋지는 않은 상황이겠죠.,
예를 들어 소리가 다른 곳에서 왕왕 거린다던지, 울린다던지.
혹은 반대로 소리가 먹먹하다던지.
울린다는 것은 반사가 많다는 것이고,
먹먹하다는 것은 흡음이 많다는 얘기죠.
잘 울리는 곳은 성가대가 별도의 스피커 장치 없이 찬양하기에 좋은 공간이고요,
먹먹한 곳은 성가대가 찬양하기에 힘든 곳이겠죠.
마이크를 사용하는 음향시스템은 울리는 곳에서는 심한 피드백(하울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을 거고요,
흡음이 많이 된 곳은 스피커의 음압을 더욱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울림과 흡음이 적당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관건이죠.
마이크의 사용과 성가대의 찬양이 모두 수용되는 범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사실 어렵기도 하죠.
일반적으로 인테리어의 진행은 이렇습니다. 그간의 경험상.
교회에서는 인테리어 팀에 견적을 요청하죠.
그리고, 음향을 위해 흡음도 잊지 않고 부탁을 합니다.
물론, 모든 인테리어 팀이 이렇지는 않지만 많은 팀에서는 목모보드나 타공판, 아트보드 같은 재질을 소개하며,
비용이 더 든다고 말씀하십니다. 틀린 말씀이 아닙니다.
석고 마감보다 이러한 재질의 마감재들이 더 비싼 건 맞으니까요.
그리고, 인건비도 더 많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목모보드나 타공판은 '투과재'의 의미가 '흡음재'보다 더 강하다는 겁니다.
물론 아트보드는 어느 정도 효과가 목모보드나 타공판에 비해 많습니다.
그래서 벽체를 세우거나 상을 짜서 마감을 하기 전, 석고보드로 1차 마감 후
본드나 타카로 목모보드 혹은 타공판을 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음향에 도움이 되는 인테리어는 목모보드나 타공판 안에 충분히 소리를 흡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겠죠.
1차로 석고보드를 부착한다는 것은, 흡음 보다는 인테리어 마감에 더욱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흡음을 무조건 많이 하면 좋은가...
그렇지 않습니다. 흡음도 '적당히'가 중요하죠.
물론 비용적인 면에서 전문 잔향팀의 설계와 감리, 시공을 거치면 더욱 좋겠지만,
한정된 예산에서 진행하신다면 고민에 고민이 더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을겁니다.
흡음이 지나치게 많이 된 경우, 스피커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가 못하죠.
아니 스피커는 제성능을 다 발휘해도 넉넉한 사운드가 들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최고음압이 136dB인 스피커를 풀파워로 돌렸는데, 70평 남짓한 공간에
사운드가 아쉬웠던 경우도 있었네요.
뭐, 사실 이러한 결과물을 위해 코그 강의실에 직접 가변 흡음벽체를 만들기도 했지만,
이러한 사실은 분명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사실, 석고를 매우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격이 저렴하고, 시공이 편리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음향적으로 절대 도움이 되지는 않으니까요.
석고만의 소리가 있습니다. 쓰-윽 올라오는 저음의 반사소리와 울림은 때로는 속을 뒤집기도 하니까요.
흡음과 반사에 대한 몇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교회에서 좋은 스피커의 설치를 요청하셔서 Meyer 스피커가 설치된 곳이 있었습니다.
물론 Meyer는 최고의 스피커죠.
하지만 강대상이 모두 대리석 마감이네요.
어떤 분들은 좋은 장비와 좋은 EQ를 사용하면 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좋은 음질을 원하신다면 공간의 체적이나 규모, 마감, 형태, 천고 등을 고려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스피커는 그 다음 문제가 아닐까...
2) 교회의 옆 벽체를 모두 목모보드 마감을 하셨습니다.
제가 후레쉬를 비추어 안을 유심히 보았더니... 모두 석고 마감이네요.
당연히 흡음이 안되니, 하울링 제어가 안됩니다.
EQ를 쓰면 된다고요? EQ는 보조장치이지, 소리의 운동을 제어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앞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소리는 반사되어 지고, 흡수 되어지는 거죠.
물론 전기음향의 장비와 스피커를 모두 무시할 수 없죠.
하지만 공간의 울림이 좋아지면(적당한 반사와 흡음) 스피커의 소리는 더욱 좋아집니다.
3) 요즘 천정을 오픈마감하는 경우가 많죠. 까페 같은 곳에 이런 식으로 시공이 되기도 하죠.
교회도 이런 마감을 많이 사용하시네요.
예전에는 뿜칠이라고 하는 약간의 흡음재를 천정면에 뿌리시기도 하셨는데요,
요즘은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위해 페인트 마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천정에 흡음 처리가 되지 않는다면, 다른 어느 부분에 가급적 흡음 장치가 마감될 수 있도록
고민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유리 마감도 요즘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떤 교회는 유리 마감이 3면이더군요.
음... 소리는 어쩌나요. 유리의 날카로운 반사음은 도대체 누가 잡아 먹는지....
사실, 저도 예전에 참 부끄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 천정에 EV 1502 스피커가 반쯤 매립된 채로 달려 있더군요.
누군가, 저 시커면 장치가 소리를 빨아드려서 소리가 좋아진다고요.
ㅋㅋ. 저는 그 말을 믿었습니다. 수년간...
코그를 하면서 스피커에 대해 공부를 하니, 그 녀석이 EV 1502이었더군요.ㅋ
두 번째 이야기로, 스피커 매입설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스피커는 소리를 확산하는 장치죠.
그래서 스피커 제조사들은 여러 유닛에서 나오는 소리가 적절히 커지고,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합니다.
그 연구의 결과물이 바로 스피커의 통, 엔클루저죠. 물론 네트웍이나 유닛, 필요한 앰프량이나
소리의 흐름에 관한 연구도 진행되지만 그 결과물이 엔클루저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엔클루저에 따라 포인트소스도, 라인어레이도, 컬럼어레이도 만들 수 있죠.
단순히 유닛의 차이가 아니라, 그 유닛을 어떻게 반응시킬것인가에 대한 연구인 거죠.
사실, 이러한 설치방법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스피커가 더 크고 화려했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계시고,
또 반대로 스피커가 작거나 혹은 보이지 않기를 원하시죠.
오르간 스피커는 PA 스피커에 비해 매입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저음 위주의 풍성한 사운드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사실 저는 오르간 스피커 역시 매입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우리가 사용하는 PA 스피커는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스피커는 고음일수록 지향각이 높아지고, 저음일수록 지향각이 무너집니다.
스피커 제조사에서는 스펙에 지향각을 표기하죠. 그 기준이 회사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고음대역입니다.
그래서 스피커의 고음이 보이는 곳이 고음과 저음을 모두 들을 수 있는 곳이죠.
만약 스피커를 벽체 안에 매입을 하면 엔클루저 위에 또 엔클루저가 만들어 지는 형식이며,
고음은 방향을 쉽게 잃을 것이고, 공간이나 상황에 따라 특정 주파수가 문제가 될 수도 있으며,
저음은 오버플로잉 할 수도 있죠.
스피커는 가장 좋은 위치에, 적절한 각도로 설치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지 않을까요?
또 다른 문제들도 있습니다.
셋째, 빈 공간입니다.
건축물의 경우에 따라 '기둥'과 그 사이를 잇는 '보'들이 지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쩔수 없죠.
하지만 가끔 이 '보'를 설치할 필요는 없지만 인테리어적으로 가짜 '보'를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가짜 기둥도 만들네요.
그리고, 그 안은 대부분 비어져 있습니다.
흔히 다루끼라고 하는 각재로 상을 짜서 MDF 마감을 하는 경우가 많네요.
이러한 경우, 교회는 새로운 울림통을 갖게 됩니다. 쉽게 기타통을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가짜 '빈 통'으로 인하여 특정 주파수가 무한대의 파워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마감의 재질이나 통의 크기나 길이에 따라 반응하는 주파수는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저음이 핸들링 되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보가 지나가서 어쩔수 없이 만든 경우는 잘 울지 않습니다.
콘크리트 보 때문에 대부분의 공간이 채워 져 있으니까요.
굳이 '가짜' 조형물을 만드실 때는 안쪽에 충진재와 같은 흡수재를 가득 채우시거나, 소리가 뒷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큰 통로를 필히 만드시길 바랍니다.
이러한 문제는 간혹, 무대를 만들때도 발생하기도 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강대상이나 무대에 둔탁한 발자욱 소리나 약간의 찌그덕 거리는 나무소리가 참 좋습니다.
왠지 나무냄새가 나고, 사람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요.
하지만, 이 무대에 스피커를 얹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맥락인데요,
스피커의 받침대를 빈 통으로 만드시는 것도 좋은 소리와는 바이바이 하는 지름길이죠.
오늘은, 그림없는 글을 남깁니다.
제가 사진을 넣으면 괜히 이렇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기실까 싶어서 글로만 남깁니다.
어쩌면 이러한 방법이 어떤 분들에게는 더욱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교회 인테리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고요,
가급적이면 교회 음향을 시공하는 팀에 조언을 구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흡음은 음향팀에 물으셔야지, 맨날 인테리어 팀에 묻지 마시고요^^
이상... 주저리 주저리 남깁니다.
굿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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